(4점) 전남 담양, 호남의 3대 정원 중 하나인 '양산보의 소쇄원'에 다녀오다

조경 공부를 할 때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세군데 있었습니다.

한국의 민간정원 중에서 최고로 꼽힌다는 전남 담양에 있는 양산보의 소쇄원과 전남 완도 보길도에 있는 윤선도의 부용동원림(세연정), 전남 강진에 있는 정약용의 다산정원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오늘 검색을 통해서 알아보니 다산정원은 따로 나오는게 없고, 다산초당이라고해서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되었을 때 머물렀던 곳이라고 나오네요.

 

그리고 실제로 호남의 3대 정원은 양산보의 소쇄원, 윤선도의 부용동원림, 이담로의 백운동원림 이 세군데네요.

뭔가 좀 찜찜한 기분이 들긴 하네요.

배울 때에는 다산정원이라고 배웠는데 실제로 찾아보니 이담로의 백운동원림이라네요.

뭐 다산정원과 백운동원림 둘 다 가보면 나중에 알게 되겠지요.

 

아무튼 서론이 길었는데 위에서 언급한 곳 중 하나인 전남 담양에 있는 양산보의 소쇄원에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움직이는 날마다 춥고, 바람불고, 비 오고 이상합니다.

소쇄원 앞 주차장 이용은 무료입니다.

 

소쇄원은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중기의 대표적인 원림인데 양산보가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를 당하여 죽고나서 출세에 뜻을 버리고 이 곳에 정착하여 조성했다고 합니다.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홍단풍이 이쁘네요.

 

소쇄원은 관람료가 있습니다.

입장하는데 비용은 개인당 2천원이네요.

 

소쇄원을 들어갈 때에는 높이 자란 갈대숲을 지나서 들어갑니다.

 

그리고 내부입니다.

조금은 기대를 하고 와서 그런지 뭔가 소박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긴 개인이 만든 정원이 크면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런데 계곡을 끼고 이렇게 조경을 한게 생각보다 자연을 많이 배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시적인 느낌을 그대로 살린 부분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아래의 담벼락이 특이한 점이 무엇이냐면..

이어진 담벼락 아래로 흐르는 개울물을 막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키면서 담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이점은 참 특이했습니다.

물을 막을 법도 한데 그대로 살려두었습니다.

 

그리고 담벼락이 이어져 있지도 않습니다.

그대로 뚫어놓았습니다.

담의 의미가 헷갈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바깥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니다.

담이 있는데 그 밑으로 물이 흐른다.

그리고 담이 끊어져있다.

담이 사람을 위한 통로, 물을 위한 통로가 된다.

참 특이한 발상인 듯 합니다.

그렇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돌을 써서 석축을 쌓아 지반을 단단하게 만들어놓았습니다.

이거 개인이 할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가히 짐작이 되지 않습니다.

 

보시면 건물 아래에 쌓은 것도 돌입니다.

하나하나가 싶지 않은 대공사였을 것 같습니다.

 

건물 뒷편으로 돌아봤는데 후원이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소박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내려왔습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들 수리할 때 백시멘트 좀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색깔을 비슷하게 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가 없는가 모르겠습니다.

옥의 티라면 옥의 티인 것 같습니다.

 

계단과 벽은 많은 돌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최대한 자연 그대로를 이용해서 만든게 엿보였습니다.

옛날에는 이게 가장 최선이었겠지요.

 

많은 분들이 이 정자에 많이 앉아계셨습니다.

 

그래서 그 정자 앞 계곡을 같이 한 번 찍어보았습니다.

백숙 먹기에 참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철 물소리 들으면서 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저 시원함이 느껴질 듯 합니다.

모기만 없으면요.. -.,-

 

소쇄원은 저렇게 둘러본게 다 입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대구에서 전남 담양까지 갔는데 아무런 조사없이 갔더니 이런 결과가 생겼네요.

약간은 허망했네요.

한국 최고의 원림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었는데 말입니다.

역시 책으로 배울 때와 직접 와서 볼 때에는 느낌이 다릅니다.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소쇄원 근처에 관리하시는 분들이 사시는 듯 했습니다.

아마 종가집이겠지요.

이 집 강아지는 비가 보슬보슬 오는 날씨에도 무시하고 잠을 청하더군요.

평화로움이 따로 없었습니다.

 

나가는 길은 어찌보면 담양 죽녹원 느낌이 납니다.

중요한 건 전 이 날까지 죽녹원을 가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후속으로 죽녹원 포스팅도 이어갑니다.

 

입구쪽 개울에는 청동오리들이 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쇄원을 나와서 인가가 있었는데 그 집의 입구에 개가 한마리 누워있었습니다.

꽃보다 개네요.

이뻤습니다.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평화로움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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